A카테고리 / / 2023. 2. 3. 13:26

말모이 영화 조선어학회 실제 배경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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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는 2019년 1월 9일에 개봉했다. 영화 <택시운전사> 각본 담당이었던 엄유나가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연출한 영화치고 꽤 잘 만드신 것 같고 의미 있는 영화를 만들어주셨다고 생각한다. 말모이는 창씨개명과 일본어 사용으로 조선의 문화를 말살하려는 일본에 맞서 조선어 사전을 만들어 한글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다룬 이야기이다. 엄유나 감독은 독립운동이 위대한 인물들의 업적만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민들의 이야기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말모이운동 실제 배경

말모이는 우리의 말을 모은다 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에 편찬하고자 했던 사전의 이름이자 말을 모으는 운동이었다.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창제하셨지만 후손들은 한글을 하찮은 문자 정도로 무시했고 연구와 재정립에도 소홀히 했다. 그렇게 수백년이 지나고 일제에게 국권을 빼앗기기 몇 년 전에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님은 '문명 강대국은 모두 자기 나라의 문자를 사용한다'라는 큰 깨달음을 얻으시고 우리의 국어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주시경 선생님은 일본이 침략했으니 앞으로 우리나라의 근본을 무너뜨리려 할 것임을 알았고 그 근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문화이고, 그 문화를 지탱하는 것이 언어임을 알고 계셨다. 그래서 일본이 가장 먼저 우리의 말과 글을 빼앗으려 할 것을 대비해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신 것이다. 연구를 하다 보니 표기와 띄어쓰기가 통일되지 않으니 글을 배워도 서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많음을 깨닫고 우리의 말들을 모아 통일된 사전을 만들면 그것이 우리 국어의 기준점이 되지 않겠냐라는 생각을 하셨다. 그래서 1911년에 사전 편찬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1914년 주시경 선생님은 38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시고 함께 작업에 동참했던 사람들도 일제의 탄압에 뿔뿔이 흩어져 사전 편찬 작업을 중단되게 된다. 그렇게 15년이 흐르고 1929년에 뜻있는 108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주시경 선생님의 뒤를 이어 사전 편찬 작업을 재개하게 된다. 그들은 맞춤법 통일하고 표준어를 정하고 그 후 전국의 사투리를 모으는 말모이 운동을 시작한다. 사전편찬작업은 무려 13년에 걸쳐 비밀리에 진행되게 된다.

영화 VS 실제 비교

영화에서 전국의 사투리를 보내달라는 광고와 많은 사람들이 사투리를 보내온 우편들, 표준어 확정을 위해 전국 국어교사가 모여 공청회를 여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도 그렇게 했다고 한다. 또 영화에 호떡이 자주 등장하는데 실제로도 추운 겨울에 난로도 넉넉히 떼지 못하고 먹을 것도 부족했기 때문에 호떡으로 겨울을 버텼다고. 영화에서는 문당책방 지하에서 말모이 작업을 하는데 실제로는 조선어학회 회관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당시 조선어학회 건물이 없다는 소식을 들은 정세권은 종로구에 대지 32평 부지를 매입하고 2층 양옥 건물을 완성해 이를 조선어학회에 기증했다. 땅값만 계산해도 지금 시가로 따지면 12억 8000만 원이라고 하니 엄청 큰 금액이었다. 조선어학회는 이곳 회관에서 여러 업적을 남겼다. 조선어 표준말 사전 작업을 완수해 1936년 한글날에 발표했고 조선어대사전 편찬 사업을 통해 16만 개에 이르는 우리말 어휘의 뜻풀이를 완료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조선어학회 일원이 수감 중인 아내애 대한 걱정때문에 잠시 변절하는 내용이 나오지만 실제 역사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변절자가 없었다고 한다.

기적이 일어났다

일제 강점기 경찰은 조선어학회를 독립운동단체로 판단해 탄압하고 사전 원고를 압수했다. 일제 경찰에게 빼앗긴 원고지는 26,500여 장이라는 엄청난 분량이었다. 십수 년 간 작업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위기였다. 조선어학회 사건 3년 후 우리나라는 광복을 맞이했고 조선어학회 학자들이 모두 석방되면서 사전 원고를 찾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전 원고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1945년 9월 8일 경성역 조선통운(현 CJ대한통운) 창고에 사전 원고가 발견된 것이다. 2만 장이 넘는 사전 원고는 함흥지방법원에서 경성고등법원으로 보낸 상고심 재판 관련 서류에 포함되어 방치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서울역 창고에서 발견된 원고는 <조선말 큰사전> 첫 권으로 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이후 10년간 6권을 완간하며 작업이 종료됐다. 단순한 행운이었을까. 이는 정말 하나님의 도우심이었다는 확신이 든다. 우리나라와 이 민족을 사랑하시는 그분의 긍휼과 마음이 느껴진다. 또한, 혹독한 일제강점기에 목숨을 걸고 우리말 우리글을 지켜낸 조선어학회 선열들의 거룩한 정신과 뜻을 가슴 깊이 존경하고 진정으로 잘 이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핍박과 고난이 있었기에 우리 한글이 더욱 빛나고 가치있는 것 같다. 현대인들은 아무 생각 없이 한글을 쓰지만 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들과 단체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진한 감동과 반성과 깨달음을 준 영화 <말모이>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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