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만과 편견은 2005년작으로 조 라이트가 감독을, 키이라 나이틀리와 매튜 맥퍼딘이 주연을 맡았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현대적인 해석으로 고전물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려준다.
1. 영국의 여성작가 제인 오스틴
나는 젊었을 때 고전 로맨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좋아했다. 오만과 편견도 그중 하나이다. 원작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로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이다. 그녀는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꼽힌다. 제인 오스틴이 젊었을 때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혼담이 깨지는 아픔을 겪는 와중에 훗날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된 소설 '첫인상'을 집필했다. 그러나 출판을 거절당하고 다시 꾸준히 작품을 개작한다. 제인 오스틴이 38세에 오만과 편견이 출간되었고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지만 집필을 하던 중 건강이 나빠지고 병세가 깊어져 42세에 생을 마감했다. 그녀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들은 오늘 날까지도 꾸준히 출간되고 영화화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영국 BBC 선정 지난 천년 간 최고의 문학가에서 셰익스피어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가장 사랑받는 여성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당시에는 제인 오스틴의 글이 좁디좁은 시골을 벗어나지 못하고 당시의 역사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받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것이 시대와 국가를 초원한 인간의 보편성을 보여주는 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200년 전 소설을 사람들이 계속 읽고 영화로도 만든다는 것이 생각해 보면 참 놀라운 일인 것 같다.
2. 로맨틱 코미디의 원조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자면 상류 계급의 재수없는 신사와 평범한 젠트리(귀족은 아니지만 영국에서 중세 후기에 생긴 중산적 토지소유자층) 집안의 명랑하고 똑똑한 숙녀가 서로 편견을 거두고 난관을 이겨내며 결혼에 골인한다는 내용이다. 지금 보면 너무 뻔한 레파토리처럼 보이지만 그 이유는 이 작품이 소위 대박을 쳤고 그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이 나왔기 때문이고 우리가 이런 스토리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보면 뻔한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정략결혼이나 가문끼리의 결합으로 여긴 결혼이 자연스럽게 만연하는 분위기였을텐데 사랑으로 결혼하고자 하는 당찬 여자의 스토리는 당시 획기적이었을 것이다. 하트포드셔의 작은 마을에 사는 베넷 가에는 다섯 자매 중에서도 결혼적령기를 맞은 두 딸이 있다. 온순하고 내성적인 맏딸 제인에 비해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인습에 사로잡히지 않고 재치가 넘치는 발랄한 아가씨이다. 그녀는 결혼할 배우자의 외면적 가치보다 애정과 상호존중의 감정을 중시했다. 본인의 가치관이 확실하고 결혼에 있어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고 사랑으로 결혼할 수 있다고 믿는 21살 아가씨였다. 당시에는 재산, 계급, 명성, 외모 같은 외적 조건들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상호 호감 같은 내적 조건은 결혼 후에 자연히 생겨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이는 영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옛 선조들은 결혼을 가문과 가문의 결합으로 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결혼을 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변변찮은 가문의 여주인공이 부자 남편감을 가치관이 맞지 않아 존경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것은 당시 기준으로 파격적인 행동이었을 것이다. 남녀 주인공은 서로의 모습을 보며 자기 자신을 반성한다. 그리고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성적 성장을 거치는 과정을 겪고 끝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하게 된다. 오만과 편견은 단순히 부자 남자와 예쁜 여자가 서로 반하는 이야기가 아니며 신데렐라 스토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3. 여주인공역 키이라 나이틀리
주인공 엘리자베스역을 키이라 나이틀리가 참 예쁘고 매력적으로 연기했다. 그녀의 영국 발음도 듣기 좋다. 조 라이트 감독은 처음에 키이라가 엘리자베스 역을 맡기에는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캐스팅을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그 다음 봤을 때는 그 정도로 예쁘지는 않다고 생각이 바뀌어서 캐스팅을 하게 됐다고 한다. 원작의 설정상 첫째인 제인보다 덜 아름다워야 했기 때문이다. 영화 '러브액츄얼리'와 '캐리비안의 해적'으로 세계적인 톱스타로 발돋움했고 '오만과 편견'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까지 됐었다. 키이라는 오만과 편견뿐 아니라 그 이후 많은 영화에서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성 캐릭터를 많이 맡았다. 그녀는 실제 어린 딸에게도 신데렐라나 인어공주 같은 일부 디즈니 영화를 보여주지 않을뿐더러 영화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주체적인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안 그래도 좋아하는 여배우였지만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되어 더 좋아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행보도 응원한다.
'A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모이 영화 조선어학회 실제 배경 비교 (0) | 2023.02.03 |
---|---|
디즈니 영화 <엔칸토:마법의 세계> 리뷰 (0) | 2023.02.03 |
로이드 달의 뮤지컬 마틸다 넷플릭스 가족영화 후기 (0) | 2023.01.30 |
그와 그녀의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0) | 2023.01.27 |
넷플릭스 영화 <정이> 모성애 이야기에 SF를 입히다 (0) | 2023.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