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조 월드스타 고(故) 강수연의 유작
2023년 1월 20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정이>는 영화 <부산행>,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지난해 5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원조 월드스타 강수연의 유작이기도 하다. 강수연은 <정이>로 11년 만에 영화로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공개를 앞두고 세상을 떠나 세간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녀는 영화 <정이>에서 뇌 복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 팀장 서현 역을 맡았다. 연상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강수연에 대해 "너무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셨고 한국영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발 벗고 나서주셨다"며 "한국 영화 그 자체라는 말이 제일 정확한 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연감독은 작품을 쓸 때 주인공 서현이라는 인물을 어떤 배우가 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어느 날 강수연 배우가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번 그 생각이 드니 강수연 외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넷플릭스는 <정이> 공개 기념으로 그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두 작품 <씨받이>와 <경마장 가는 길>의 서비스도 시작했다.
2. <정이> 줄거리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인류는 지구와 달 궤도 사이에 새로운 터전 '쉘터'를 만들어 이주한다. 몇십 년 동안 이어지는 내전에서 '윤정이'(김현주)는 수많은 작전을 승리로 이끌며 전설의 용병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작전실패로 뇌사상태에 빠지게 되고 군수 개발 회사 크로노이드는 그녀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A.I. 전투용병 개발을 시작한다. 전투능력이 뛰어난 윤정이 팀장을 A.I.로 구현시켜 전쟁을 종결시키려는 계획이었다. 훗날, 정이의 딸 '윤서현'(강수연)은 '정이프로젝트'의 연구팀장이 되어 전투 A.I. 개발에 참여한다. 크로노이드 연구소에서 정이의 뇌를 복제해 몸을 바꾸어 가며 여러 테스트와 시뮬레이션을 해보지만 연구에 진전이 없고 실패작은 폐기되어 버린다. 엄마를 영웅으로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과 엄마의 복제들이 계속해서 살해당하는 것만 같은 괴로움 속에서 서현은 간신히 평정심을 유지해 나간다. 어느덧 40여 년간 이어졌던 내전은 갑자기 끝나버리고 크로노이드는 정이를 두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이는 전쟁영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정이를 우상화하려는 시도였고 이를 알게 된 서현은 정이를 구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3. 미확인영역 모성애
서현은 어릴 적 폐에 종양이 생겨 큰 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런 딸을 위해 정이는 돈을 벌어야만 했고 계속해서 전투에 나가서 싸울수 밖에 없었다. 서현이 수술받던 날, 정이 역시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러 떠나게 되었고 그날 작전실패로 식물인간이 되어버렸다. 서현은 자신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죄책감과 엄마가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서현에게 진짜 엄마는 따로 있지만 (식물인간이 된 상태로 누워있다) 엄마와 똑같이 생긴 로봇들이 똑같은 환경에서 죽어간다. 그리고 자신에겐 그 복제들이 처한 환경을 조절할 힘이 있다. 어느 날 계속되는 실험에도 딱히 성과가 없자 연구소장(류경수)은 실험에 한 가지 변수를 주는데 정이의 한쪽 다리에 총을 쏘고 시물레이션을 시작하게 한다. 평소보다 불리한 상태로 정이는 더욱 쉽게 반란군들의 기계에 무너지게 되는데 거의 실패로 끝나려는 찰나 정이의 뇌에서 미확인영역이 활성화된다. 그러더니 정이는 엄청난 힘을 내기 시작한다. 후에 서현은 정이 복제로봇과의 면담을 통해 미확인영역이 모성애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이프로젝트의 종결을 앞두고 마지막 실험에서 서현은 정이에게 인간이 아니라 실험을 위한 복제로봇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미확인영역을 삭제해 딸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린다. 모성애를 끊어낸다는 것은 서현과 정이 로봇이 나눈 유일한 유대를 끊어내는 것이었지만 서현은 한때 자식을 위해 용병을 지원했을 엄마가 이제는 자신의 삶을 찾고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 정이의 탈출을 도우며 서현은 소리친다. "자신만 생각하며 살아요" "제발 자유롭게 살아요"라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딸을 살리고 싶은 엄마와 자신을 잊고 엄마가 자유를 찾기를 바라는 딸의 이야기. 화려한 CG와 액션씬도 볼거리이지만 황폐한 시대에도 인간이기에 여전히 남아있는 인간미와 AI에 대한 윤리, 빈부격차 및 환경파괴에 대한 고찰을 잘 믹스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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